[woman style] 17cm 아방가르드 킬힐 톱모델도 ‘오 마이 갓’ 2009.05.15 중앙일보

자료창고 Архив 2009. 5. 15. 12:34


이따금씩 ‘저런 옷을 입으라고 만들었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패션쇼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9~10월 파리ㆍ뉴욕ㆍ밀라노에서 열린 올 봄여름 패션쇼에선 옷이 아니라 구두를 본 관객들이 이런 반응을 보였다. 과연 저런 구두를 신고 걸을 수 있을까?

MILANO

프라다
프라다의 ‘비텔로 앤티크’. 단연코 이번 시즌 구두 중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디자인이다. 런웨이를 걷던 모델 중 하나는 급기야 이 신발을 신은 채 넘어졌다. ‘올라선 구두에서 떨어졌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정도로 굽이 높았다. 패션쇼용으로 제작된 구두는 힐 높이가 무려 17㎝였다. 상품화돼 나온 디자인은 12㎝. 패션쇼에서 모델이 실수한 이유는 너무 높은 굽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면 소재로 만든 덧버선 때문이다. 보송보송한 면 소재의 덧버선을 신고 구두 위에 올라섰기 때문에 더 미끄러웠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 덧버선은 단지 장식용이 아니라 프라다의 수석 디자이너인 미우치아 프라다가 올 여름용으로 제안한 스타일이기도 하다. 샌들뿐만 아니라 로퍼 등에도 겹쳐 신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국내에선 14만원에 팔리고 있는 덧버선이다.

PARIS

셀린느
2008년 10월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셀린느의 패션쇼. 모델들이 신은 구두로 객석의 눈길이 쏠렸다. 발꿈치는 힐 위에 올려져 있고 발 앞부분도 통굽 비슷한 것을 딛고 서 있지만 중간 부분은 허공에 떠 있었다. 셀린느의 수석 디자이너인 이바나 오마지시의 작품이다. ‘아프리카 부족의 전통 문양, 전통 도구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오마지시는 힐의 모습을 옆에서 보면 마치 상형문자 같은 형태로 만들었다. 송아지 가죽으로 감싼 통굽 형태의 이 구두는 모델들로부터 ‘신어 보니 편하다’라는 평을 들었다고 한다. 힐의 높이가 16㎝에 이르지만 통굽 형태여서 같은 높이의 구두보다 발이 덜 꺾이긴 한다. 하지만 하루에 몇 걸음 안 걷는 사람이 아니라면 신고 다니기엔 문제점이 좀 있을 듯하다. 그래선지 우리나라엔 정식 수입되지 않았다.

NEW YORK

마크 제이콥스
마크 제이콥스의 패션쇼는 뉴욕 패션 위크에서도 가장 손님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가 루이뷔통의 수석 디자이너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것이 한 이유지만 그의 재기발랄한 패션 세계도 그만큼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 봄여름용으로 그가 구상한 여성용 구두는 상식을 깬다. 발꿈치 아래를 지탱하는 힐 부분은 끝이 아무리 뾰족해도 굽과 신발 바닥이 연결되는 부위만은 튼튼하게 디자인하는 게 상식. 하지만 마크 제이콥스는 힐이라 부를 만한 ‘막대’를 발꿈치 아래에 살짝 붙여 놓은 구두를 선보였다. 모델들은 뒤뚱거렸지만 다행히 아무도 넘어지진 않았다. 균형 잡기가 힘들 정도로 힐이 불안정했지만 그냥 두고 보기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신선하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강승민 기자   중앙일보 200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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