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창업] “젤라토 10년, 이제야 아이스크림 좀 알겠어요

자료창고 Архив 2009. 5. 19. 09:51


“젤라토 10년, 이제야 아이스크림 좀 알겠어요 -47세에 창업, 아이스빈 이한주 사장

 

“사업을 시작한 뒤론 주말에 쉬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제대로 된 ‘젤라토’(이탈리아 아이스크림)를 소개하려는 마음에 힘든 줄 몰랐습니다.”

14일 ‘2009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이 열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10년 동안 젤라토에 매달려온 이한주(57·사진) 사장은 매장처럼 꾸민 ‘아이스빈’(www.icebean.co.kr) 부스에서 가맹점 개설 상담을 하느라 분주했다. 그는 20년간 경찰 공무원을 하다 인생의 향로를 바꿨다. 경찰 내부에서 서로 가려고 하는 자리를 내놓고 1999년 말 어릴 때부터 유달리 좋아하던 아이스크림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표를 내겠다는 그를 부인 김남정(56)씨부터 말렸다. 주변 사람들도 경험 없는 그의 도전을 불안해했다. 친분이 있는 한 기업인은 “사업을 하려면 일본 시장을 조사한 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될 때 하라”며 비행기표를 끊어줬다. 이 사장은 며칠 동안 도쿄의 백화점을 누볐는데, 어느 곳을 가든 아이스크림은 모두 젤라토였다고 한다. 아이스빈의 젤라토는 각 매장에서 매일 아침 직접 제품을 만든다. 즉석 제조해 냉장 판매한다는 점이 공장에서 만들어 냉동 유통하는 다른 고급 아이스크림과 다르다.

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하진 않았다. 장사를 해본 적이 없는 이 사장은 임대료가 저렴한 서울 변두리 지역에 첫 젤라토 가게를 냈다. 인테리어를 잘 갖추고 규모도 컸지만, 고급 아이스크림을 찾는 고객층이 적어 10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그런 와중에도 그는 최상의 젤라토 원료를 확보하려 애썼다. 전 세계 70여개 국에 원료를 공급하는 이탈리아 MEC3사를 찾아가 국내 독점 파트너가 되는 데 성공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웨하스·산딸기··피스타치오·시리얼·피오르디 피스타치오·블루베리·깨. [사진=최승식 기자]
두 번째 점포는 서초구 센트럴시티의 지하 매장이었다. 고속터미널과 백화점이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인데, 유명 외국계 아이스크림 매장과 나란히 자리 잡았다. 이 사장은 “맛으로는 자신 있었지만 ‘후르츠 젤라떼리아’라는 상호가 알려지지 않아 가게로 들어오는 손님이 가뭄에 콩 나듯 했다”고 떠올렸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2000만원짜리 젤라토 전용 진열대를 들여왔다. 냉장 기능을 갖추고 유리로 제작돼 생과일의 색감과 토핑이 어우러진 다양한 젤라토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이 사장은 통로를 지나는 고객이 볼 수 있도록 진열대를 가게 입구에 설치했다. 그러고는 시식을 적극 권했다. 그때부터 대박이 났다. 젤라토를 사려는 고객이 줄을 서고, 이 사장과 부인 김씨는 신선한 젤라토를 만들고 파느라 눈코 뜰 새가 없어졌다. 이후 젤라떼리아 매장은 63빌딩·코엑스 등 50여 곳으로 늘었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이 사장은 젤라토뿐 아니라 커피와 와플·토스트를 함께 파는 아이스크림 디저트카페 ‘아이스빈’을 선보였다. 커피 원료는 이탈리아 ‘롬카페’를 비행기로 실어와 쓴다. 사업을 반대했던 부인 김씨는 요즘엔 세계 각국을 다니며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찾느라 여념이 없다.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업종이나 시장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나도 10년을 하니 아이스크림 업종에 대해 조금 알 것 같거든요.” 이 사장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경쟁력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게를 열어주는 프랜차이즈는 많지만 성공으로 이끌어줄 회사는 드물다”며 “본사가 언제부터 사업을 시작했는지, 초기에 매장을 연 이들이 아직도 운영하며 수익을 올리는지, 제대로 된 원료를 제공하는지 등을 챙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킨텍스의 아이스빈 부스에는 MEC3사의 잔 마리아 에먼다토리 사장이 찾아와 있었다. 그는 “입맛과 성격이 비슷해 한국은 아시아 속의 작은 이탈리아 같다”며 “베이커리처럼 향후 젤라토 시장이 한국에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측 독점 파트너인 이 사장을 향해 그는 “우리는 가족이나 마찬가지”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성탁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중앙일보 2009.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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